


충분해, 나만을 위한 영원아!

"나를 안전하게 지켜주는 방패가 있었으면
좋겠어! 으힛, 하고 싶은 게 많으니까."
♛ 퀸 매드 사이언티스트
직역하자면 미친 과학자. 인류를 위한 과학이 아닌, 오로지 흥미를 위한, 자신을 위한 과학을 추구했던 소년.
연구원이었던 부모님의 영향으로 소년은 어렸을 때부터 실험실에서 자랐으며 자연스럽게 과학도의 길을 걷게 되었다. 그러나 그들에게 물려받은 뛰어난 두뇌, 내적 센스, 그리고 부적절한 사고와 실험 방식은 비틀린 길로 소년을 인도하기에도 충분했다. 그가 실제로 부모에게서 배울 수 있었던 것은 애착 따위가 아닌, 자기 본위의 흥미를 이루는 방법 뿐이었다.
자신이 흥미로워 하는 것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실험을 마다하지 않았던 소년은 그의 무자비한 실험을 버틸만한 뛰어난 실험체를 확보해야만 했었다. 실험체를 찾기 위해 스스로 들어오게 된 기관-뛰어난 자질을 가진 이들이 모이는 곳-에서 선천적으로 타고난 병에 대한 면역력, 빠른 회복력, 생애 내내 다져진 체력과 육체 등 여러모로 실험체의 자질을 최적으로 갖춘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는 건 운명 말고는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그는 나이아의 신체를 연구하며 나라면, 아니, 나 뿐만이 그를 불사로 만들 수 있겠다ㅡ싶은 자기애와 지독한 흥미가 내면에서 휘몰아치듯 섞여갔고, 이내 멈추지 않는 광기에 사로잡히게 되어 버렸다. 죄악감도, 후회도 없이.
이미 그는 전쟁으로 혼잡한 국내외 상황을 이용해 강인한 군인을 만들겠다는 대의명분을 내세워 자신의 흥미를 이룰 바탕은 충분했다. 반영 세계에서 오랜 시간을 걸쳐 나이아를 납득시킨 소년은, 이윽고 그 신체를 이용해 불사에 가까운 존재를 만들어 내었다. 이 불사는 시간만 들인다면 내게도 올 축복이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만족했을테다. 그야말로, 광기어린 과학자의 탄생이었다.
♛ 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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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격
이기적인, 감정의 빈곤, 진실치 못한, 흥미 위주의, 집착하는
시하브는 반사회적 성격 장애라 통용되는 '사이코패스'이다. 소년은 병적으로 이기적이었고, 자기중심적이었다. 타인과 달리 불안이나 여타 신경증 증상이 없어 어느 상황이든 침착함을 유지했으며, 정신력이 월등히 높은 편이었다. 다른 사람들과 최대한 마찰을 빚지 않는 것은, 자신에게 해가 올 가능성을 가능한 한 줄이고자 하기 위함이었을 뿐이었다. 둥글둥글하고 나사 빠진 듯한 모습에 그가 사이코패스란 것을 떠올리기 힘들겠지만, 알다시피 타인에게 매력적으로 비춰지기까지 한다는 사이코패스를 생김새로 구별하기란 하늘에 별따기이지 않은가.
소년은 병적인 그 기질 탓에 깊고 지속적인 감정이 결여되어 있었다. 특히 죄악감과 후회가. 그렇기에 과거를 돌아보는 능력또한 부족했고, 자신이 모두 옳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실행해왔던 실험의 잘못을 깨닫지 못한 채, 그는 십수년을 살아왔던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하고자 하는 실험이 남들이 '꺼려하는' 것이며, 혼자서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가 '좋아할만한' 대의명분을 세우는 것에 능했다. 그것은 결국 거짓말쟁이의 모습이었다.
제대로 된 애정과 사랑을 알 리 없으며 나누어 봤을리도 만무한 소년은, 흥미가 동하는 것을 자신이 애착한다고 생각했다. 실상 그것은 집착에 가까웠고, 그렇기에 어떻게든 손에 넣으려고 했다. 그러나 그런 류의 집착은 오래가지 않았다. 손에 넣는 순간, 흥미가 식어버리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끊임없이 자신의 흥미를 자극하는 것을 쫓았고, 다이나믹하게 변할 수 밖에 것은 '사람'이라 여겨 타인을 유심히 관찰하며 흥미로운 점을 발견하려는 습관이 생겼다.
♛ 특징
그가 골든 크라운에 온 이유는 단순히 실험체를 찾기 위함으로, 당연하게도 세계의 평화나 희망 따위에는 관심이 없다. 다만 자신의 대의명분을 세워주는 전쟁이라는 수단이 반영 세계와 연관이 되어있다는 점, 반영 세계에서는 현실의 법칙을 무시하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는 점 등, 반영 세계에 대해서는 제법 흥미를 가지고 있다. 반영 세계를 탐사하는 것에 있어서는 대단한 열정을 보이는 편.
♛ 과거사
소년은 전쟁의 한곳판, 땅 밑에 숨겨진 실험실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모에겐 아이보단 실험이, 결과가, 자신들의 만족이 중요했었다. 어쩌면 그들에겐 아이의 탄생이 호기심거리였을지도 모른다. 부모와 아이는 거울과 같아서 서로가 반영되어 보인다 하던가. 후천적인 환경도 한 몫 했으나 소년의 사이코패스 기질은 유전이었다. 때문에 소년은 부모를 원망하지 않았다. 그들에게 어떠한 흥미도, 감정도 들지 않았으므로. 하지만 부모가 제공해주는 시설은 그의 마음에 쏙 들었다고 했나. 실험실의 책을 읽으며 스스로 과학도의 길을 걷게 된 것은 순전히 그의 환경과 적성 때문이었다. 그의 재능을 알아본 부모는 소년이 원하는 만큼 실험 자원을 제공했다. 인간마저도. 하긴, 그의 부모도 인체 실험을 하는 자들이었으니.
공감이 결여된 소년의 실험은 무자비하기 그지 없었다. 그러니 실험을 당하는 그들이 어떻게 버틸 수 있었겠는가. 소년은 늘 그들이 오래가지 못하는 것이 불만이었다. 조금만 더 오래 버티면 더 재밌어질 것 같은데, 무언가 이룰 수 있을 것 같은데.. 과학에서 결과를 도출해내려면 끈기가 요구되므로 실험체의 내구도 또한 중요했다. 그렇기에 그는 직접 실험체를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그런 도중 근처에서 희귀 체질만 모여있다는 용병단 이야기와, 반영 세계로 향할 자질있는 인재를 모집한다는 GC의 풍문도 듣게 된 것이었다. 그렇다면 한번 가볼까? 뛰어난 내가 가주는 거야. 운이 좋다면 그 용병단을 마주칠지도 몰라. 그렇게 소년은 스스로 폰을 지원하게 되었다.
♛ 소지품
수술 키트(메스, 주사기, 직접 만든 약물, 냉동 혈액팩 등)
♛ 관계
✦ 모순적이게도 나는 네 존재가 필요해. ✦
나이아 에이엔 ✦ 알음알음 중동지역에 희귀체질 용병단을 만들고 있다는 소문이 돌며 일이 시작되었다. 자기만족형 실험을 반복하던 매드 사이언티스트가 튼튼하고 색다른 재료를 찾던 차에 이 소식을 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소문의 특수 용병단 중의 하나가 골든 크라운에 파견되었다. 광기로 서서히 잠식되어가는 과학도는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이를 찾아 골든 크라운의 체스말이 되기를 자처하게 된다.
시하브는 마땅한 실험체를 찾아 들어온 이, 나이아는 자신이 어떤 몸을 가지고 있는지 알기 원하는 이. 두 목적이 맞물려서 탄생한 것은 광기어린 결과 뿐이었으나 긴 시간 함께 해 온 만큼 유대감은 공고했겠지. 철저히 나이아에게 자신의 비정형성을 이해시킨 시하브는, 그가 보여주는 애정, 신뢰, 맹목을 탐냈다. 밑바닥에 가라앉혀두었던 것을 온전히 드러내어도, 그럼에도 계속되어가는 진실된 감정. 태어나 처음 받아 본 그것은 선악과보다 지독하게 달았다고 했다. 그렇기에 더욱 놓으려 하지 않았다. 시하브는 자신의 감정을 가족과 다름없는 애착으로 생각하겠으나, 글쎄. 아끼기 그지없는 자신을 향한 긍정적 감정을 온전히 손아귀에 쥐려는 집착일지는 두고 볼 것. 선악과는 무언가를 깨닫게 하기 마련이니.




